스펙 쌓으려 초중고 선거 열기.. 스펙 쌓느라 대학가 선거 냉기
스펙 쌓으려 초중고 선거 열기..
스펙 쌓느라 대학가 선거 냉기
새학기 초중고학교에서는 선거를 방불케하는 열기로 뜨겁지만
새학기 대학가는 반대로 냉냉하다하죠.
그도 그럴 것이 학생회 활동이 초·중·고교생에게는 상급학교 입시에
중요한 '스펙'이 되지만, 대학생에겐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데요
서울 A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김모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하죠.
개학 직후 일주일 내내 아들은 영화를 보러 가고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왔다고해요
아들 친구들이 영화를 보여 주고 밥을 사 준 것인데요
모두 학급과 전교 학생회장에 출마했다고요. 김씨는 아들이 학생회장 출마 예정자에게서
사전 향응을 받은 셈이라 당황스럽다며 우리 아들도 학생회장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고하네요.
초·중·고교 학생회 임원 선거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학생회장 경력이
중·고·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요
최근 대학과 특목고, 자사고 등은 학생을
선발할 때 리더십이나 특기, 봉사 활동 등 비교과 영역 비중을 높여 왔고 또
학생회장 경력이 국제중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죠.
이런 이유로 선거 대행업체까지 등장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데요.
선거 포스터·피켓·명함·명찰 세트는 10만~15만원, 실물 크기 스탠드에는 별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죠.
학기 초에만 대행업을 한다는 한 인쇄 전문업체는
학생 이름과 사진, 기호와 공약을 보내면 2~3일 만에 선거 패키지를 받아 볼 수 있다며
추가 비용을 내면 연설문뿐만 아니라 당선 소감문도 제공한다고 밝혔다죠.
수십만원이 넘는 연설 과외는 필수라고 하는데요 서울 목동의 한 입시컨설팅학원
관계자는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서 1~2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학생회장을 하면 리더십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연설문 첨삭에
스피치 연습을 2~3회 정도 일대일 수업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죠.
서울 B중학교 교사는 현실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학부모 입장을
이해 못할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학생자치활동의 본래 취지가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라고 밝혔답니다.
반면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후보자가 아예 나서지 않거나
10여년 전에 입학한 초고학번끼리 격돌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는데요.
지난 서울대 제57대 총학생회장 예비후보 신청 결과 등록 후보는 총 2명.
둘 다 입학한 지 10년이 넘었다고요.
서울대는 전임 총학생회장이 지난해 9월
학사경고 누적으로 학교에서 제명돼 사퇴한 뒤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고. 지난해 11월 선거를 치렀지만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고하죠.
한국외국어대는 지난해 11월 중순 진행된 총학생회장 후보 등록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아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이라고요.또 이화여대도 지난해 말 치러진
총학생회장 선거 당선자가 학점 미달로 지난 1월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다죠.
대학생들의 학생회 기피 현상은 학생회 활동이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시간만 많이 빼앗긴다는 인식 때문에 생겼다는데요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한 학생은 정의감이 많은 사람이거나 정치인 유망주
아니면 이런 일을 누가 하느냐며 차라리 그 시간에 학점을 챙기는 게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하는군요.
아고,.. 대학도 총학회장에게 특해를 준다면 초중고 못지 않을텐데 말이죠. ^^